


기본 정보
눈물을 마시는 새 1~4권/ 이영도 판타지 장편소설/ 황금가지/ 2002
줄거리
끝내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
작가 정보

이영도
1972년 부산에서 태어난 대한민국의 판타지 소설가.
1998년 인터넷 연재소설 《드래곤 라자》(1998)를 통해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퓨처 워커》(2000), 《눈물을 마시는 새》(2002~2003), 《피를 마시는 새》(2005~2008), 《오버 더 호라이즌》(2004), 《폴라리스 랩소디》(1999~2000) 등을 발표하며 한국 판타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영도의 작품은 방대한 세계관과 독창적인 종족, 치밀한 설정으로 유명하지만, 그 중심에는 늘 인간에 대한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자유와 책임, 신념과 선택, 공존과 이해 같은 주제를 판타지라는 장르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 깊은 사유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랫동안 판타지 소설을 멀게 느껴 왔지만, 이영도의 작품을 읽으며 좋은 판타지는 현실에서 벗어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이야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읽고 난 후 생각 (스.포.주.의)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은 것이 아니라, 잠시 그 세계에서 살다 돌아온 듯하다.
두 달 동안 밤마다 키보렌과 북부를 종횡무진했다. 햇볕을 받으면 문득 나가를 떠올렸고, 남편과 함께 책을 읽으며 "계명성으로 소리칠 뻔했잖아!"라고 말했다가 "니름으로 닐러!"라는 답을 듣고 한참 웃었다. 책을 덮은 뒤에도 그 세계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부터 더 많은 생각들이 시작되었다.
사실 나는 원래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어릴 때도 그랬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랬다. 현실과 다른 세계가 등장하면 금세 흥미를 잃었다. 《반지의 제왕》도 프로도가 여정을 떠나면 졸음이 왔다. 나는 오랫동안 현실을 다룬 이야기만이 나와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물을 마시는 새》는 달랐다.
처음에는 거대한 세계관에 압도되었다. 나가, 레콘, 도깨비, 인간. 서로 다른 종족들이 만들어 내는 역사와 문화, 언어와 신화.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는 거대한 서사시. 책을 읽고 나서도 이대로 떠나보내기에 아쉬움이 남아 다섯 시간짜리 해설 영상까지 찾아보았다. 영상을 보며 "아, 그게 이 장면과 연결되는구나." 하고 놀랐다. 읽을 때는 미처 다 보지 못했던 수많은 복선과 연결고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런 세계를 만들 수 있을까. 이렇게 거대한 서사를 거칠고도 촘촘하게 엮어 결국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아비규환의 전쟁 이야기처럼 보인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종족들은 서로를 미워하고, 잔인한 복수와 증오가 이어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책을 덮고 나니 전쟁보다 이야기 속 그들의 마음이 더 오래 남았다.
내가 가장 사랑한 존재는 케이건이었다.
강해서가 아니다. 멋있어서도 아니다.
나는 그가 무섭도록 불쌍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사람에게 실망한다. 배신당하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믿었던 사람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마음 한편이 굳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케이건은 그 모든 것을 겪고도 끝내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가 "사랑하기 위해 사는 삶"을 말했을 때 나는 오래도록 그 문장을 바라보았다.
4권 294쪽
"네가 원했던 것이 무엇이냐?"
"사랑하기 위해 사는 삶"
만약 그 말이 아무 상처도 없는 사람이 한 말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마음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인간(여기서는 나가)의 잔인함을 알고 있었고, 상실과 슬픔도 알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을 알고도 사랑을 말한다.
그리고 사모페이를 잊을 수 없다. 사모페이가 없었다면 케이건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종족을 아우르고 사랑할 수 있었던 그녀가 진정한 모두의 왕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모페이는 케이건을 대신해 싸워 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4권 305쪽
"케이건 드라카. 내가 너의 눈물을 마시도록 허락해 줘."
그 말은 마치 "네 슬픔을 나누게 해 달라."는 말처럼 들렸다. 나는 그 장면에서 숭고한 사랑을 보았다.
이 거대한 전쟁의 이야기는 결국 조화와 화합의 이야기이며, 우리 인간의 이야기이다.
서로 너무 다른 존재들이 싸우고, 미워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함께 살아가려고 한다. 상처를 주면서도 다시 손을 내민다. 죽이고 죽는 이야기 속에서도 끝내 서로를 이해하려 애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야기란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재미있어서 오히려 죄책감이 들었다.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판타지 소설을 읽는 데 두 달을 쓰고 있으니, 더 생산적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 좋은 독서가 반드시 생산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책은 지식을 주고, 어떤 책은 통찰을 준다.
그리고 어떤 책은 우리를 다른 세계로 데려간다.
그 세계를 여행하고 돌아온 뒤 우리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조금 더 자유롭고, 조금 더 주변에 관대해진다.
나는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으며 판타지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다시 한번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어 하는 마음.
사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
나보다 더 큰 세계를 생각하는 마음.
나는 그것을 낭만이라고 부르고 싶다.
끝내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
《눈물을 마시는 새》는 내게 그런 낭만을 다시 믿게 해 준 이야기였다.
독서 기록
두 달 동안 열심히도 읽었다. 한 권에 600쪽씩 되니 병렬독서로 짬짬이 읽을 수밖에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 세계에 퐁당 빠졌다 왔어야 했는데!
사진을 찾아보니 야외 독서를 많이 했다. 밖에 나갈 때는 빌린 책은 가지고 가기가 어려워 소장한 책 위주로 가지고 다녔더니 밖에서는 내내 <눈마새>에 빠져있었다.
캠핑 가서 많이 읽었다.


그리고 맥주 한잔하면서 많이 읽었구려.


한강에 가서 우리 가족 셋이 같이 읽었다.
남편이랑 나는 <눈마새>, 니니는 티니핑 세상으로! 셋 다 한강이 아니라 판타지 세상에 있었구나!

책 읽다가 돌아보니 니니가 침낭 보자기 쓰고 과자 먹고 있었다. 🤣
데오늬 달비보다 귀여운 우리 늬늬!

춘천에 캠핑 갔을 때도 니니랑 아빠는 물놀이시키고, 나는 나가처럼 따뜻한 햇볕 받으며 책을 읽었다.


역시 밤에는 판타지 세상으로 떠나야지! 떠나자! 키보렌으로! 🍻 📚

치열하게도 읽었다. 아쉽지만, 이제 떠나보낸다.
언젠가 <피를 마시는 새>로 만나는 날이 올까?
안녕! 🙋♀️

재밌게 봤던 눈마새 설명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MZEsqEZdB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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