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정보
작별하지 않는다/한강 장편소설/문학동네/2021
줄거리
1948년 제주 4.3 사건에 대한 이야기.
해당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주인공 경하가
사건의 직접 피해자인 제주 친구 인선을 통해 4.3 사건을 듣고 알아간다.
알게 되면서 마주하게 되는 고통을 묵묵히 그려낸다.
작가 정보

한강.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자.
1993년 『문학과 사회』에 〈서울의 겨울〉, 〈밤의 식물〉 등을 발표하며 시로 등단했다. 1995년 『검은 사슴』을 시작으로 소설을 발표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채식주의자』(2007), 『바람이 분다, 가라』(2010),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작별하지 않는다』(2021) 등이 있다.
2013년에는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발표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금방이라도 깨질 듯 연약하면서도 오래도록 남아 강하다.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본다. 섣불리 위로하지 않지만 함께한다.
독자로서 한강의 책을 읽는 것으로 작가의 짐을 조금이나마 나눠 가질 수 있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읽고 난 후 생각
<기억이 현재를 침범한다>
고통스러운 기억은 잊혀져야 할까.
왜 작가는 오래된 상처를 다시 꺼내 들고, 이미 지나간 비극과 끝내 작별하지 않으려 할까.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으며 오래 생각했다.
제주 4·3 사건이 처음 시작된 지 78년이 되었다. 여전히 이 비극은 정체성이 불분명한 역사적 ‘사건’으로 명명된 채, 피해자만 있을 뿐 처벌된 가해자는 없는 채로 남아 있다. 피해자들은 이 비극 이후에 어떻게 살아왔을까.
288쪽
허깨비. 살아서 이미 유령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291쪽
그런 지역에서 살아난 뒤에도 우리가 상상하는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을까?
고통의 기억은 현재를 침범해 영향을 미친다. 그들의 고통은 오늘도 계속된다.
오늘도 인선의 엄마처럼 악몽을 꾸지 않기 위해 면도날을 머리맡에 두고 잠을 청하는 사람이 있다.
작가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들의 기억을 애써 찾아내고, 고통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240쪽
그때 돌아보지만 않으면 자유인데…… 그대로 산을 넘어만 가면.
돌아보지 않으면 고통받지 않는데, 기어이 작가는 바라보고 함께 돌이 된다.
독자는 왜 이토록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야 할까. 왜 타인의 상처 앞에서 마음까지 무거워져야 할까 생각해 봤다.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하게 삶을 살거나, 혹은 죽어야 했던 사람들을 떠올린다.
313쪽
영원히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는다.
그들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언제라도 역사 속의 억울한 인간이 자신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고통이 고통스럽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제주 4·3 사건을 알게 되고, 억울한 희생자들을 떠올리고 마음 아파하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을까. 다만, 제주도에 아무런 생각 없이 여행을 가서 풍경에 매료되어 단순히 희희낙락하는 사람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딸에게 그들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잘 전달해 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억울한 이야기는 쉽게 잊혀지면 안 된다. 기억과 이야기는 힘이 있다. 더욱 많은 사람이 함께 기억해 준다면, 억울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현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238쪽
그녀의 어조가 단호해서 마치 화가 난 것 같았는데. 물기 어린 눈이 돌연히 번쩍이며 내 눈을 꿰뚫는다.
…… 내가 있잖아
독서 기록
밤에 읽고 자는 내내 악몽을 꾸었다. 실체 없이 뭔가 어두운 벌판에서 나를 내려 누르는 힘을 느꼈다. 잠을 자는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빵 먹으며 읽다가 이렇게 편하게 안전하고 좋은 곳에서 맛난 것을 먹어도 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몰입하면 책을 다 못 펼치고 몰래 조심스럽게 읽는 습관이 있다. 이 책도 자주 그렇게 봤다.

독서모임 식구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했다. 이야기 하는 도중에 몸에 소름이 10번넘게 돋았다.

이렇게 흘려보내면 안되겠지? 내년 4월에 다시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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