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보이 (개정판) | <팀 보울러> 저/<정해영> 역

책 선택 동기
독서모임을 함께 하시는 분께서 개인적으로 2024년 올해의 책으로 꼽는다고 하시어 읽어봄
한 줄 감상
소중한 이의 죽음을 어떻게 수용하고 인정할 수 있을까?를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함께 생각하게 만든다
독서 및 기록 방법
전자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고 문장을 발췌하여 단상과 함께 기록
작가 정보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167169&cid=60577&categoryId=60577
팀 보울러
[전기(Biography)] 팀 보울러는 화려한 수상경력을 지닌 아동 · 10대 · 청소년 도서의 저자다. 그의 작품들은 심리적이고 신비로우며 철학적인 모험이 겸비된 스릴러라 설명되어 왔다. 그는 리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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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 느낀점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고 설명하기 어렵다며 대충 얼버부리게 된다. 나조차도 아직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기도 하다.
다섯살 딸아이에게 작년에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에 대해서 말을 하기가 참 어려웠다. 할머니가 하늘의 별이 되셔서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말았다. 그러면 아이들은 ‘왜 별이 돼? 어느 별이야? 엄마도 별이 돼? 왜 나이 들면 별이 돼? ’라고 말하며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더 쏟아낸다. 아이가 조금 크면 설명을 잘해줘야 하는데 걱정이된다.
그래도 <리버보이>를 읽으면서 아이들도 생각보다 성숙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같이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죽음을 인정하고 이해하는데 한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 제스처럼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인정하고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멀리서 바라보고 의미를 찾는 여정이 무척 인상깊었다.
사실 헤어짐이 다가오기전에 가족들의 인생을 함께 바라보고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일 것이다. 당장 부모님과 어떤 대화를 하고 어떤 이야기를 잘 들어 둘 것인지 고민이 된다. 내가 부모님의 리버보이를 너무 나이가 드시기전에 함께 찾고 인생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 꼭 한번 깊이 생각해봐야할 과제이다.
발췌와 단상
48쪽
“아니, 그럴 것 같지는 않네. 어렸을 때도 그 친구는 내게 통 시간을 내주지 않았거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야. 사람이 변했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더 희박하지.”
52쪽
인간의 삶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어떤 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싶어진 것일 수도 있었다.
-인간은 나이가 먹는다고 성숙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생각에 다다르냐에 따라 성숙의 정도가 다르지 않나 생각이 든다. 어떤 생각을 깊게 하고 결국에 어떤 생각에 다다르는 일은 언제나 필요하지만 피하게된다. 2024년 내내 조금 더 성숙한 삶이 나의 화두였는데 아주 조금은 달라졌을까?
60쪽
“그런데도 난 불평을 한단다. 욕심도 많지?”
- 여전히 불평을 쏟아내는 할머니가 되겠지? 그래도 ‘나 욕심도 많지?’ 라고 되물을 수 있는 정도의 할머니는 되겠지?
77쪽
소년이 없는 게 당연한 곳에서 소년을 보았다. 그리고 소년이 있어야 할 그림에는 소년이 없었다.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할아버지였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도대체 어디로 가신 것일까?
-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본적이 있었나? 나는 엄마 아빠 안의 소년, 소녀를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내 삶에 바빠서 휘몰아치듯 대충 살다가 덜컥 이별을 맞이할까봐 무섭다. 이번에 집에 내려가면 내가 말을 하는 대신에 들어봐야지.
82쪽
난 그 친구를 좋아할 만큼 좋아하고 있단다. 그 말을 직접 하지 않았을 뿐이지.
- 어른들의 우정이란 뭘까? 나는 누구랑 함께 오랫동안 나이들어가게 될까?
89쪽
그녀가 끊임없이 느끼고 확인한 사실은 할아버지와 그 주변 사람들을 에워싸며 계속 커져가는 절망의 먹구름뿐이었다.
-누구나 이런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91쪽
그것은 어떤 물리적인 고통보다도 할아버지를 더 괴롭히는 것이었다. 그림을 완성하지 못한 채 휠체어를 타고 병동으로 들어가 끊임없이 좌절하고 분개하다가 그렇게 세상을 떠나는 것. 그것은 제스 역시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결말이었다.
92쪽
하지만 그녀에게 간절한 것은 눈물이었다. 그녀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그리고 촛불처럼 꺼져가는 할아버지의 삶과 꿈을 생각하며 강에 서서 흐느꼈다.
102쪽
할아버지의 팔이 돼드릴 힘, 할아버지의 마음을 움직이고 이 과정을 제대로 견뎌낼 수 있도록 도울 힘. 스스로의 의심을 극복할 수 있는 힘, 지금 자신이 하려는 일이 할아버지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 힘.
112쪽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을 머릿속으로 정리한 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까 잠깐 생각했다. 하지만 입을 열었을 때 조그마한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이것뿐이었다.
“사랑해요, 할아버지.”
이 말이면 충분했다.
115쪽
그녀는 소년 시절 여기에 서 있었을 할아버지를 다시 한 번 상상했다. 틀림없이 지금의 그녀처럼 넋을 잃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을 할아버지의 모습을. 그 아득한 옛날에, 오직 하늘과 바람을 벗 삼아 이곳에 서서 할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린 예술가의 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보였을까?
- 나는 부모님의 모습으로 완전히 빠져들어 온전히 그 인생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려고 시도조차 할 수 있을까?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나? 누군가 내 편에 서서 내 삶에 이렇게 완전히 녹아들어 마지막에 나의 인생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해준다면 그 것만으로 그 인생이 얼마나 의미있고 완전해지는 것일까? 누가 내 인생을 이해하기 바라기보다 조금 더 일찍, 상황이 긴박해지기전에 내 눈에서가 아니라 가족의 눈에서 그들의 인생을 진정으로 이해하기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진다.
115쪽
강은 여기에서 태어나서, 자신에게 주어진 거리만큼 흘러가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곧게 때로는 구불구불 돌아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바다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흐르는 거야. 난 이 모든 것에서 안식을 찾아.” “어떻게?” “강물은 알고 있어. 흘러가는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든, 어떤 것을 만나든 간에 결국엔 아름다운 바다에 닿을 것임을. 알고 있니? 결말은 늘 아름답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
116쪽
“삶이 항상 아름다운 건 아냐. 강은 바다로 가는 중에 많은 일을 겪어. 돌부리에 채이고 강한 햇살을 만나 도중에 잠깐 마르기도 하고. 하지만 스스로 멈추는 법은 없어. 어쨌든 계속 흘러가는 거야. 그래야만 하니까. 그리고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지. 그들에겐 끝이 시작이야. 난 그 모습을 볼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껴.”
118쪽
리버보이가 공중으로 몸을 날렸을 때 그의 몸짓은 정말이지 완벽해 보였다. 소년의 일부는 물고기이고 일부는 새였으며 일부는 인간이고 일부는 다른 무엇이었다. 어쨌거나 소년의 모습은 더없이 아름답고 우아했다. 뭐라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 모습 자체가 바로 소년이었으며 또한 그녀의 일부분이기도 했다.
-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소년과 소녀가 강에서 수영할 때 더 없이 해방감을 느낀다. 자유로움 속에서 흘러가며 수영하고 싶다. 강에서 수영하는 것을 통해 삶과 죽음의 연결한 방법이 개인적으로 매우 와닿는다. 책을 읽는 내내 그 강에서 리버보이와 제시카와 함께 흘러가며 수영하고 있는 것 같다.
125쪽
수영을 하면 할수록 시간은 점점 더 하찮은 것이 됐다. 중요한 것은 여기 이곳이다. 이 이상한 물의 세계, 그리고 그곳에 머리를 묻은 채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바로 이 순간이었다.
126쪽
그 순간에도 강은 마치 잠자는 영혼 속을 유랑하는 꿈처럼 그녀와 함께 흘렀다.
127쪽
그녀가 늘 사랑하고 늘 믿었던 얼굴을. 그녀를 향해 미소 짓지 않을 때조차 사랑했던 그 얼굴을. 그녀는 마치 그 얼굴이 그녀에게 힘이라도 되는 양 꼭 붙들려 했고, 그려보려고 했고, 거기에 매달리려 했다. 그런데 그렇게 애를쓰자 할아버지의 얼굴이 실제로 그녀에게 힘을 주었다.
129쪽
“내가 널 기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니?”
-세상이 다정한 걸까? 할이버지가 다정한걸까? 다정해서 너무 다행이다.
135쪽
그러나 그녀는 그 슬픔을 원했다. 그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했다. 이 괴팍하고 위대한 노인의 죽음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처럼. 그리고 제스에게는 더 많은 내일이 놓여 있는 것처럼. 그녀는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앞으로 더 많은 내일을 살 것이고 더 성장할 것이다.
독서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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