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나폴리 4부작 제2권)/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책 선택 동기
책모임 책으로 계속 읽어나가고 있다. 2부는 671쪽이다. 내 평생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어낸 적이 있었나? 2부 다 읽고 나서 이제 웬만한 200쪽 정도의 책은 아무런 부담 없이 읽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독서력이 한 뼘 성장했나 보다. 읽어내느라 쉽지 않았다. 물론 1부 보다 2부가 재미있어 읽을 때는 술술 넘어가는데, 술술 넘겼는데 계속 끝이 안나는 마법.

(1부작에 대한 기록은 아래 링크 참고)
악마의 역할을 해낼 동반자를 그에게 붙여주겠노라 (<나의 눈부신 친구> 를 읽고)
악마의 역할을 해낼 동반자를 그에게 붙여주겠노라 (<나의 눈부신 친구> 를 읽고)
나의 눈부신 친구(나폴리 4부작 중 1권)/엘레나 페란테/김지우 옮김책 선택 동기이탈리아 작가의 4권짜리 소설이라니! 평소 같으면 절대 안 읽겠지만, 온라인 독서모임이 있어 신청하고 함께 읽
ssohee07.tistory.com
독서 및 기록 방법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거의 새책을 획득. 발췌한 것을 노트북에 기록하며 읽음.
한 줄 감상
우리는 아름다우면서 추하고 선하면서 사악하지. (196쪽 릴라의 말에서 인용)
배경 역사
파시스트 이탈리아 (1922년~1943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파시스트 이탈리아 (1922년~1943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1943년에서 1945년까지 나치 독일이 이탈리아 북부에 세운 괴뢰국에 대해서는 이탈리아 사회공화국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파시스트 이탈리아는 1922년부터 1943년
ko.wikipedia.org
이탈리아 파시즘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이탈리아 파시즘(이탈리아어: fascismo italiano 파시즈모 이탈리아노[*])은 이탈리아에서 발달한 파시즘 이념이다. 베니토 무솔리니가 지도한 3개 정당의 이념이었
ko.wikipedia.org
이탈리아 공산당
1980년대 의 이탈리아 공산당 선거 광고 공산당 로고에 X표 를 긋는 게 의아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상당수 유럽
namu.wiki
독서 후 느낀 점
2부작에서는 릴라와 레누가 20대에 사랑을 하고 결혼을 시작하면서 많은 선택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또 인생이 끝없이 달라지는 모습이 그려진다. 사랑에도 결혼 생활에도 자기가 원하는 것에 솔직하고 앞뒤 보지 못하고 돌진하는 릴라의 인생과 무엇을 선택해도 머뭇거리고 신중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솔직하지 못한 레누의 인생이 계속 비교된다. 레누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도 솔직하지 못해서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주위에서 이성적이고 좋다는 선택만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 (물론 중간중간 작은 일탈을 꾀하는 그녀의 모습도 재밌다.)
자신의 삶에 솔직한 릴라의 삶이 행복할까? 남들이 좋다는 것을 선택하며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레누의 삶이 행복할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누구나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다. 나는 아무래도 레누의 삶을 닮은 것 같다. 릴라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을 동경하면서도 그들처럼 과감한 선택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나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릴라와 같은 격동적인 삶을 동경한다지만, 앞으로 앞뒤 재지 않고 원하는 대로 사는 선택을 하며 살아 갈 수 있을까? 물론 나도 용기를 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좋아하는 것에 돌진하는 선택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레누와 같은 선택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내가 격동적인 삶을 동경한다는 것을 느끼면서 그럼 과연 내 딸이 릴라처럼 산다고 했을 때, 응원해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행복과 불행이 휘몰아치는 릴라의 삶을 부러워한다지만, 내 딸에게는 이러한 선택을 하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원하는 것을 쟁취하더라도, 바닥 끝까지 불행한 삶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이 간극을 끊임없이 오가는 삶이 얼마나 힘들 것인지 예상이 된다. 그렇다고 남들이 하는 이성적인 선택만 권하는 것은 경계하고 싶다. 정도에 따라 소신 있게 선택하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겠다. 딸이 크면 함께 읽어보고 너라면 어떤 선택을 할래?라고 물어보면서 서로 이야기해봐도 재밌을 것 같다.
앞으로 그녀들이 또 어떤 선택을 하면서 나이 들어갈까? 그녀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나까지도 힘들어지지만, 여전히 흥미진진하다. 결국에 60대가 된 그녀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얼른 다음 책을 읽어보고 싶다.
발췌 및 단상
61쪽
부모란 존재는 영원히 죽지 않고 자식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걸까. 그렇다면 내게서도 언젠가 절뚝거리는 어머니의 걸음걸이가 운명처럼 나타나지 않을까?
65쪽
끔찍한 순간이었다. 나 자신에 대한 통제력 상실에 대한 공포와 희열, 탈선에 대한 두려움과 당당함을 동시에 느꼈다.
-열심히 노력하고 마지막에 망하면 될 대로 되라는 자기 파괴의 욕구가 올라오지. 망할 거 제대로 망하자! 나는 미련이 많아서 또 그런 것은 안되지만 레누는 자기 통제를 엄격하다가 또 어떤 상황에서는 말도 안 되게 자기를 놓아버린다. 릴라의 영향일까?
106쪽
각자의 짝 때문에 곤경에 처한 우리의 모습을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문간에 서서 연극놀이를 하는 것 같아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릴라에게 우리는 뭘 하든 실수만 한다고 했다.
- 항상 치열하게 고민해서 내 나름대로의 판단에 따라 결정을 하는데 우리는 뭘 하든 이렇게 실수할까?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니 당연히 실수할 수 있는데, 나는 왜 실수에 대해 웃지 못하고 자괴감만 느낄까?
108쪽
안토니오는 스테파노와는 다르다. 그는 절대 나를 아프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상처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그 자신 뿐이었다.
- 불쌍한 안토니오.
125쪽
'넌 내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어.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어.'
- 뭘까? 이 둘의 관계. 이 우정은 어째서 서로를 괴롭히고 불편해하면서도 서로 떨어지지 않을까? 서로의 성장을 위해? 나는 조금만 불편해도 사람 관계를 차단하고 도망쳐버리는데 이렇게 해서는 어떠한 성장도 도모할 수 없는 건가?
139쪽
언제든 문장에 부여된 질서를 무너뜨리고 미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온 노력을 멈추고 당장 눈앞에 펼쳐져서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하늘과 땅과 바다, 자연 그대로인 야생의 삶과 인생에 나를 내맡기고 싶었다.
- 레누는 왜 엄격한 자기 통제 속의 안정적인 삶을 파괴하려는 욕망을 가지는 걸까? 이 안에서 행복을 느끼면 안 되나? 그러면 인생이 지루해지나? 지루해도 행복할 수 있는데, 왜 레누와 릴라는 끊임없이 요동치는 삶을 원하는 걸까? 나는 왜 이런 요동치는 삶에 대해 동경을 가지면서도 절대 시도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어갈까? 이제 지켜야 할 것이 많아서일까? 인생은 선택이라지만 결국 내가 해오던 삶대로 선택하고 살아간다. 레누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진정 원하는 걸까? 그런 삶에서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
143쪽
함께 여행하고 식당에서 일하면서 돈도 벌고 영국 사람들보다 더 영어를 잘할 때까지 공부도 하고. 니노는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왜 그럴 수 없는 걸까?
- 나는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나 여행도 하고 돈도 벌고 공부도 실컷 하며 살아왔는데 왜 고마운 줄 모르고 항상 목표는 저 높은 곳에 있는 걸까? 육아를 하는 것은 분명 행복하지만 공부하고 일했던 삶과의 온도차가 느껴져 공허하다. 난 결국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149쪽
시간은 과거처럼 매끄럽게 흘러가지 않고 풀처럼 걸쭉해져서 반죽기 안에 든 노란색 크림처럼 우리 주변을 맴도는 것 같았다.
182쪽
그뿐만 아니라 스테파노도 리노도 우리 아버지도 돈 아킬레처럼 고리대금업자인 솔라라 집안의 자금과 인맥이 없었다면 구두는 한 켤레도 팔지 못했을 거야.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너는 이해할 수 있겠니?
- 릴라는 주변환경과 시간을 항상 거시적으로 분석할 줄 안다. 나나 레누나 그런 타고난 명석함을 따라가기가 힘들고 버겁다.
196쪽
내겐 너나 스테파노나 다 똑같아.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나는 아름다우면서 추하고 선하면서도 사악해.
- 우리는 아름다우면서 추하고 선하면서 사악하지.
330쪽
나는 대체 왜 항상 이모양일까. 나무나 간절하게 부와 명예와 칭찬과 성공을 갈망하는 본심이 두려워서 오히려 내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려는 것일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그 간절함이 마음속에서 폭발하여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될까 봐 두려운 것일까. 예를 들어 니노의 아름다운 입술을 죽은 쥐의 시체와 비교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한걸음 다가가다가도 즉시 물러설 태세를 갖추는 것일까. 그렇기에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언제나 상냔한 미소를 머금은 채 행복한 웃음을 터뜨리는 것일까. 그래서 내게 고통을 주는 이들을 위한 합리적인 변명거리를 내가 먼저 나서서 제공해 주는 것일까.
383쪽
이제 우리의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삶이 허락지 않은 것을 우리는 함께 쟁취할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대단한 여자들. 삶이 조용히 흘러가는 것을 못 보는구먼. 나의 삶과 끊임없이 대척점에 있어서 한없이 이해하지 못하다가도 끝없이 동경하게 된다.
397쪽
그 둘을 사랑했기에 정작 나 자신은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열망을 느끼고 붙잡지 못하는 것이다.
-레누는 어쩜 나랑 이렇게 같은지. 그래도 레누는 젊은 나이에 자신이 열망하고 있는 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나보다는 앞서있다고 느낀다.
404쪽
불현듯 내가 아닌 릴라가 니노를 차지하게 됐는지 이유를 깨달았다. 나는 감정에 몸을 내맡길 줄 모른다. 감정에 이끌려 틀을 깨뜨릴 줄 모른다. 내겐 니노와 단 하루를 즐기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릴라와 같은 강인함이 없었다. 나는 항상 한 발짝 뒤에서 기다리기만 했다.
-아니, 그런데 레누가 이성적이고 침착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 답답함을 나도 알겠다. 내 한계를 깨지 못해서 특별히 큰 것을 쟁취하지도, 잃지도 않는 이 삶. 안정적이지만 깊이 없고 다양하지 않은 이 삶. 뭐가 맞고 뭐가 더 행복하다고 정답을 찾기는 힘들겠지. 레누와 릴라는 서로의 삶을 끊임없이 부러워하거나 동경하겠지.
464쪽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대화를 끊기도 하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문외한인 분야에 끼어들기도 하고 상대방을 가리지 않고 지나치게 친밀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나중에야 문제를 깨닫고 친절하되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 이거 완전 얼마 전의 (아니, 지금까지도) 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에서 불현듯 나를 돌아보고 요즘은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 맺을 때, 의식적으로 생각을 많이 한다. 이 전에는 좋으면 좋다는 내색을 엄청하면서 과도하게 밀어붙인 것 같다. 상대방은 놀랐을 것이다. 더 좋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서두르지 말고 들이대지 말고 천천히 다가서도 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이제 나이가 어리지도 않은데 관계에서도 성숙함이 필요하다.
563쪽
나는 평생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말을 잘못할까 봐, 너무 과장된 어조로 말할까 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을까 봐, 옹졸한 마음을 들킬까 봐, 흥미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할까 봐 평생 두려움에 떨며 살아갈 것이다.
- 이런 두려움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 모든 것에 두려움이 없고 자유로운 그 느낌은 대체 어떤 걸까? 나도 언제나 이런 두려움 속에 살고 있는데, 그런데 이런 것을 완전히 떨쳐야만 할 필요가 있나? 두려움의 크기만 조절하면서 살면 되지 않을까?
581쪽
머리가 아팠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일인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릴라를 미켈레에게 데려다주지 않은 일이 올바른 일이었을까.(중략) 안토니오는 모든 일은 우연히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딱히 선한 일도 악한 일도 없었다.
604쪽
프랑코와 함께한 시간이 그렇게나 좋았던가. 그때도 내 수줍음은 여전했다. 그때도 지금처럼 불편한 상황을 참아냈고, 수치를 당하고 모멸감을 느껴도 이겨내려 애를 썼었다. 가장 기쁜 순간들까지도 면면히 뜯어보면 감정이 희석될 수 밨에 없는 것일까? 그렇다.
-음... 그렇네?
652쪽
사실 살아가면서 승리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자신의 인생은 나만큼이나 다양하고 무모한 모험으로 가득하며 시간은 그저 별 의미 없이 흘러가기 마련이니 가끔 이렇게 만나 한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른 터무니없는 생각과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메아리치는 정신 나간 생각을 나누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생각이 30대에 할 수 있는 생각인 것인가? 성숙한 여자들.
독서의 순간들
이 무거운 책을 여기저기 싸 짊어지고 다니면서 열심히도 읽었다. 전자책으로 벽돌책 읽으려니 더 길게 느껴지고 지루하다. 두꺼운 책일수록 종이책이 읽기에 좋은 것 같다.
딸내미가 영어학원에서 마치길 기다리며 읽고

딸내미 재우고 딸 침대에서도 읽고

친정에 가지고 가서 저녁에 모두 잘 때 새벽까지 몇 번이나 읽었는지, 원! 한동안 신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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