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쫒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 장편소설/ 왕은철 옮김/ 현대문학

선택 동기
오프라인 독서모임 '수북희' 선정도서
한 줄 감상
양심과 속죄 그리고 구원의 이야기
배경 역사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에 대해 찾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시기 별로 힘이 있다는 모든 제국 (몽골/영국/소련/미국)의 침공 대상이 된 나라. 외부 침공이 없을 때는 내전이 끊이지 않는 나라. 그 나라에도 어린이가 있고 연을 쫒으면서 유년시기를 보내는 아이가 있다. 태어나자마자 결정되는 조국, 고향, 부모, 형제라는 것이 인생에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 중인 나라에는 어린이가 자라고 있겠지? 이 책으로 하여금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프가니스탄/역사 - 나무위키
아프가니스탄/역사
파일:attachment/e0116729_5020bb3e9f6b8.jpg 다민족국가 인 아프가니스탄 의 역사 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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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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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연을 쫓는 아이》(The Kite Runner)는 마르크 포르스터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 "연을 쫓는 아이"를 토대로 2007년에 만든 128분 짜리 영화이다. 이 영화는 카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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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티비/유플러스/쿠팡플레이에서 서비스하는데, 나도 유플러스로 한 번 보려고 한다. 하산은 책과 달리 언청이가 아니고 주인공 소년들 나이도 한참 어리다고 한다. 그래도 내가 책 읽으며 상상하던 아프가니스탄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기도 하고 책을 읽지 않는 남편과 이야기하고 싶어서 함께 볼 예정이다.

독서 후 느낀점 (스포주의)
올해는 이상하게(?) 소설을 연달아 읽게 된다. 소설을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소설을 읽어야 알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타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소설을 읽음으로써,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생각하면서 인생에 질문하지 않았던 것들을 질문하게 된다.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타인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고 싶게 만들어주는 것이 소설 읽기가 아닐까? 내 눈앞에 보이는 나의 삶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보고 함께 아파하면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깊고 넓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내가 <연을 쫓는 아이>를 읽지 않았다면 아프가니스탄의 삶에 대해 며칠이고 검색하면서 공부해볼 생각이 들지 않았을 것 같다. 주인공 아미르와 하산이 왜 조국을 떠나야만 했고 세상을 떠나야 했는지 배경과 역사를 찾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태어나는 나라와 가족은 선택할 수 없고 그저 그 땅에 태어났을 뿐인데 전쟁과 죽음 한가운데서 살아가야 했을 그들. 그 안에서도 용기를 가지고 양심적이고 선한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 그들이 결코 외계인처럼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 아니고 나라와 환경이 다를 뿐 같은 인간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싶고 관심이 생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점이 되는 것은 아미르와 하산의 관계를 통한 서사이다. 아미르의 양심과 속죄, 그리고 구원의 이야기가 가장 큰 줄기다. 아미르가 형제 같은 친구 하산에게 가해지는 불의에 맞서 싸우지 못하고 도망쳐버린 것이 평생 속죄의식을 가지게 된 시작이었다. 열세 살의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에 너무 큰 불의였는데 이 것을 평생 가슴속에 품고 살아야했던 아미르가 안타깝고, 또 계급과 민족 차별로 인한 불의를 견뎌야 했던 하산의 어리고 젊은 삶도 안타깝다.
아미르의 아버지인 바바와 아미르가 양심과 속죄, 구원의 삶을 반복해야 했던 지점도 흥미롭다. 바바와 아미르가 자신의 양심에 배반하는 삶에 대해 평생 어떻게 속죄하며 살아야할지 고민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힘칸이 아미르에게 쓴 편지에서의 말처럼, 양심이 없고 선하지 않은 사람은 고통이 없는 법이다. 양심이 있고 속죄의식이 있는 사람이 결국 자신의 구원의 방법도 깨닫게 되는 법이다. 요즘은 양심을 말하면 어리숙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을 취급을 받게 된다. 불의에 맞서지 못하는 나의 못난 모습도 참 쉽게 자기 합리화를 하고 넘어가게된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양심에 대해 돌아보고 생각해 보게 된다.
서사가 흥미로워서 페이지를 급하게 넘기게 되는 책이지만, 이슬람 사람들이 말하는 주옥같은 문장들도 많아서 책장을 멈추게 될 때도 많다. (발췌와 단상에 따로 정리) 철학적이고 지혜로운 그들의 생각과 문화가 무척 흥미롭고, 할레드 호세이니의 다른 작품 뿐만 아니라 이슬람 문학도 관심을 갖게 만든다.
연관해서 읽고 싶은 책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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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및 단상
7쪽
과거는 묻어도 자꾸만 비어져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11쪽
바바에게는 어째서 ‘늘’ 어른들을 위한 시간만 있는지 궁금했다.
단상) 요사이 내 시간만 중요하고 아이를 위해 내 시간을 양보해주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문장을 읽고 뜨끔했다. 아이의 시간도 내 시간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34쪽
“아이들은 컬러링 북이 아닐세. 자네가 좋아하는 색깔을 칠할 수는 없는 거네.”
83쪽
자신이 말하는 모든 것에 진심을 담는 사람들은 늘 그렇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단상) 내가 늘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거짓을 말해야할 이유를 잘 모르겠고 언제나 진심을 말하려고 하는 편인데 기본적으로 거짓을 만나면 혼란이 생긴다. 인간에 대한 믿음이 무너진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 없지 않더라.
94쪽
옷을 벗어 부치고 호수로 들어가 수영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
단상) 풍덩! 아! 나는 어디로 뛰어들어서 맘껏 수영해야 할까.
117쪽
어쩌면 하산은 내가 바바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이고 죽여야 하는 양이었는지 모른다. 그것이 공정한 대가였을까?
단상) 아니야, 아니야. 불쌍한 아미르. 옆에서 말해주고 싶다. 괜찮아, 괜찮아. 어른들을 믿고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말하고 얼른 떨쳐버려.
119쪽
바바는 나를 꼭 껴안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한 짓을 잊었다. 그러자 기분이 좋아졌다.
단상) 살면서 나도 모르게 이렇게 지나갔던 일이 많겠지? 생각도 나지 않는 것 보면 나는 얼마나 확신을 한 채, 잘못된 일을 했을까? 걱정된다.
148쪽
그런데 아미르, 너한테 얘기해주는 건데, 이기는 건 늘 세상이다. 그게 현실이란다.
단상) 어른들은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는 믿음아래 얼마나 많은 것을 쉽게 체념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까.
157쪽
그 순간, 나는 그를 사랑했다. 내가 사랑했던 그 누구보다 그를 더 사랑했다.
단상) 나쁜 아미르, 불쌍한 아미르. 좋아하지만 미워해야 했던 그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163쪽
내 눈에 들어오는 건 유리창으로 흘러내리는 비뿐이었다. 은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비뿐이었다.
171쪽
“이건 전쟁이라네요. 전쟁에는 창피고 뭐고 없다는데요.”
“틀렸다고 하시오. 전쟁은 품위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평화로울 때보다 더 필요한 법이라오.”
단상) 바바는 너무 이상적으로 멋진데, 과거에 또 그 많은 회환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여기서 바바가 완벽하지 않은 인물이라서 더 입체적이고 더 정이가고 마음이 간다.
182쪽
그게 어느 달이었는지, 아니 어느 해였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나는 그 기억이 내 안에 살고 있다는 걸 알 뿐이었다. 좋았던 과거의 일부가 완벽하게 보존된 형태로 말이다. 무기력한 회색 캔버스가 되어버린 우리의 삶에 색채를 부여하는 붓놀림으로 말이다.
208쪽
“젠다기 미그자라.” 삶은 계속된다는 뜻이었다.
246쪽
나는 그녀가 부러웠다. 그녀는 비밀을 말해버린 것이었다. 그래, 얘기해 버린 것이었다.
단상) 아이였을 때부터 짐으로 가지고 온 기억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아미르. 어른들은 왜 이 아이에게 말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린 걸까. 불쌍한 아미르, 그리고 더 불쌍한 하산…
258쪽
바바는 평생 곰과 씨름을 했다. 젊은 아내를 잃고, 혼자서 아들을 키우고, 사랑하는 조국을 떠나고, 가난에 시달리고, 모욕당하고…… 결국 그가 이길 수 없는 곰이 다가왔다. 하지만 그때도 그는 자기 식으로 졌다.
단상) 아.. 이렇게 살 수 있을까? 불의를 참지 않고 승산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고 옳은 것은 옳다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진짜 이길 수 없는 상대에게는 자기식으로 지는 사람. 거대한 나무 같은 사람.
259쪽
그들이 하는 얘기를 들으며, 나는 나라는 존재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바바와 그가 사람들의 사람에 남긴 흔적들에 의해 설명될 수 있는지 깨달았다. 나는 평생 ‘바바’의 아들이었다.
267쪽
하지만 내가 소라야의 과거에 대해 개의치 않았던 주된 이유는 나한테도 과거가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는 회한에 관한 모든 걸 알고 있었다.
325쪽
‘자신과 당당하게 맞설 수 없는 사람은 어떤 것에도 당당하게 맞설 수 없는 법일세.’ 그래, 결국 너는 그런 사람이 된 거니?
단상) 아미르가 속으로 수도 없이 자기 스스로에게 해왔을 질문들.
332쪽
그리고 그가 나한테 얘기한 것이 모든 걸 바꿔놓았다. 그리고 그것이 나로 하여금 나의 모든 사람이 거짓말과 배반과 비밀의 순환이었음을 깨닫게 만들었다.
339쪽
나는 물살이 내가 해야 하는 것으로부터 나를 떠내려가게 하지 않을까 두려웠다. 그 물살이 하산으로부터, 나를 부르고 있는 과거로부터, 그리고 속죄를 위한 이 마지막 기회로부터 나를 떠내려가게 하지 않을까 두려웠다.
단상) 내가 해야 하는 것을 해야만 한다. 우리는 평생 정의로울 수 없고 나에게 해가 되지만 정의를 선택했을 때는 그마음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기 전에 옳은 것을 해야만한다.
443쪽
하지만 네가 명심해야 할 게 하나 있다. 그것은 양심도 없고 선하지도 않은 사람은 고통을 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444쪽
그것은 선이, 진짜 선이 네 아버지의 죄책감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때때로 나는 그가 했던 일을 생각해 본다. 네 아버지는 거리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고아원을 세우고 어려운 친구들에게 돈을 줬다. 그 모든 것이 속죄하고자 하는 그 나람의 방식이었다. 내 생각에는 그게 진짜 구원이다. 죄책감이 선으로 이어지는 것 말이다.
513쪽
그래도 나는 서쪽을 향해 절을 한다. 나는 기도 한다. 나는 내가 늘 두려워했던 것처럼 나의 죄가 나를 따라붙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단상) 아아, 정말로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다지도 잘 그려냈을까?
528쪽
머리가 온갖 상념으로 끝없이 복잡할 때, 그 상황을 크고 넓게 보는 것은 사치에 불과했다.
532쪽
용서는 화려한 깨달음이 아니라 고통이 자기 물건들을 챙기고 짐을 꾸려 한밤중에 예고 없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단상) 어른 아미르가 아이 아미를 용서하는구나. 알리와 하산은 훨씬 이 전에 용서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550쪽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단상) 아.. 이 진부한 표현에 눈물이 정말 주르륵 흘렀다.
독서의 순간들
400페이지 넘는 책인데 하루 반 만에 읽었더니 사진이 처음과 끝만 있다 🤗 서사가 재밌어서 하루 이틀 만에 읽게 만드는 책이다. 다른 책 <천 개의 찬란한 태양>도 기회가 있으면 읽어볼 요량이다.
빛나핑과 함께하는 주말 독서 타임😘

아파트 정전돼서 햇살 아래서 낭만 독서했다. 거실 책상에 딸내미 장난감은 그냥 대충 밀어 두고 완결을 보고 말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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